2012년 6월..
캠핑이라곤.. 어렸을적 아버지와 휴가기간에 바닷가로.. 냇가로..
텐트와 버너를 들고 큰 아이스 박스를 낑낑 거리며 버스에 실어서 갔던 기억
혹은 친척의 트럭에 실어갔던 기억밖에 없었다..
이후엔 펜션이나 민박을 다녔을뿐..
트렁크에 옷가방 짐가방을 챙기기도 모자랐을 그때 텐트 하나 가지고 다는다는건 사치였을때가 많았던거 같다.
이후 점점 힐링이라는 단어가 대한민국에 퍼저나가기 시작하면서 그야말로 힐링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면서 점점자연속으로 들어가고 싶은 사람들이 생겨났고..
사람들이 손쉽게 택한것은 텐트와 함께하는 캠핑이었던것 같다.
보여주기를 좋아하는 한국인의 특성이 빛을 발하여..
각종 수입 캠핑 메이커들이 국내에 쏟아지기 시작했고..
국내의 기존 메이커들과 신생메이커들도
그들만의 리그였던 캠핑을 온국민의 리그로 만드는데 일조하며
저렴한 가격대의 장비들을 내 놓기 시작했다.
내 시작은 항상 이랬다.. 무언가의 유행이 정점이 되가기 시작하는 그시점..
그 시점에 난 그 유행을 따랐다..
캠핑을 접하게 된것도 내 의지가 아니었다.
와이프의 작은 언니네가 지인분께 얻어온 텐트를 그냥 가지고 계신다고 했었다..
큰언니네 친척이 캠핑을 간다 하여 작은언니네 텐트를 빌려서 몰래 따라가서 서프라이즈를 해보자.. 했던게 캠핑의 시작이었다..
2000년도 초반에 친구들과 바닷가에 놀러가서 텐트치고 놀았던 기억으로
큰 아이스박스를 식탁삼아 , 바닥을 의자삼아.. 돗자리 펴고 앉아 고기나 구워먹고 놀다가
하루 자고 오는게 다인줄알았다.
차도 작은 모닝에다가 갈아입을 옷가지와 가서 먹을 것들.. 코펠과 버너정도만 챙겨 뚤레뚤레 갔었고..
남들과의 차별성이라면 자동차 베터리 한개 들고가서 LED 램프켜고 있으면 될것이다 생각했었다..
우리 텐트의 입구가 열려있는 반대편 사이트에는 어떤커플이
우리 보다는 작은 텐트에 테이블, 의자, 화로대,와인과 와인잔 까지 챙겨온 모습이 보였고
그때 그 사람들의 시선이 나였고,
내가 그때의 나를 본다면.. '와.. 난민이구나' 했을지도 모르겠다..
사진에 보기에도 지금 기준으로 본다면 처량한 정도...
저녁을 먹고 화장실을 이용하러 가면서 쳐저있는 텐트들을 바라보니..
내가 생각했던것은 캠핑이 아니었다..
그냥 하루 어쩔수 없이 잠은 자야되는데 펜션이나 모텔 가기엔 돈아깝고..
차에 텐트랑 이것저것 실려있으니 밖에서 잠만자자.. 정도였다..
나에겐 캠핑이라는 정의가 머리속에서 다시 쓰여진 날이었고..
첫 캠핑은 그렇게 굴욕아닌 굴욕을 안고 복귀하였다..
그때 다시금 느꼈다.. 역시 취미는 돈이 좀 들어가야 뽀데도 나고.. 할맛이 나겠다고..
이후 의자와 화롯대, 아이스박스는 내것이 있어야 겠다고 생각해 인터넷으로 주문을 하고 2번째 캠핑을 갔다..
지금 생각해보면..내 텐트도 없는데 장비부터 질러놓고 언니네 텐트를 훔쳐쓰고있었던거였지..ㅎㅎ
주변에 선구자나,전문가 도움없이 접하는 처음은 다들 그러하듯이 적당히 싼물건으로 써보자 였다.
아니나 다를까 싸게 산 의자는 너무 작아 불편하여 이리저리 삐대다가 내 몸을 못견디고 팔걸이가 부러져 버렸고..
역시 장비는 돈빨이구나.. 하는걸 느끼기 시작했다..
이후 릴렉스 체어라는 튼튼한 체어를 샀고.. 의자에 앉을만한 테이블도 구매했다.
텐트안에서만 노는것이 답답하던 나는 곁눈질&검색신공으로 봐놓은 타프까지 주문하여
차에다가 싣고 무료캠핑장들을 찾아 캠핑을 나섰다..
그 돈이 뭐라고 기름값은 더 들이고 시간은 더 걸리면서 꾸역꾸역 의령까지 갔던지..ㅎㅎ
빨간 포르테 쿱에 짐때려 싣고 캠핑다니는 이는 잘 없을듯..ㅎㅎ
이후 한 여름에 혼자 땀 뻘벌 흘리며 텐트를 친다는것이 너무 힘들어
그늘막 텐트를 마트에서 하나 사서 여름 휴가를 나섰다..
인터넷으로 알아보고 입소문으로 들어서 간 당항포 캠핑장..
이때까지만 해도 캠핑장에서 무슨 전기를 쓸것인가.. 라고 생각해서 작은 납축 베터리 하나에 LED램프만 들고 다녔었는데..
처음 2박3일로 당황포캠핑장에 가서 전기의 필요성을 느끼고
차를타고 마산으로 나가 마트에 들러 냅다 릴선을 사왔다..
세벽에 하는 올림픽과 스마트 폰의 충전..등등.. 하루를 있어도 고려해야할 상황이 많았었다..
이제것 이렇게 많은 텐트를 본적이 없었는데..
정말.. 캠핑을 하는사람이 많다는걸 다시금 느꼈다..
거기서.. 우리 사이트 반대편에 있는 코오롱 텐트를 봤는데..
와이프나 나나..짱짱한 스킨에 놀랐고.. 튼튼해 보이는 늠름함에 반하였다..
지금와서 생각헤보면.. 그건 메가펠리스였던듯..
'우리 겨울되면 저거 사서 겨울캠핑을 해보는거야'
하지만.. 코오롱의 펠리스계열 텐트는 신품도(160), 중고도(100) 너무 비쌌고
눈을 조금 내려 코베아의 문리버 중고를 보고 있었다..
마침 부산에 싼가격의 신동품같은 물건이 있어 구매를 하고
가을캠핑에 뛰어들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동계 준비를 위해 난로와 겨울용품들을 준비하고
가을을 지나.. 겨울.. 겨울을 지나.. 봄으로 와서 캠핑의 시작 후 첫해를 보냈다..
이후.. 뱃속의 아이가 나올때가 다 되어 가 슬슬 차량의 크기에 대한 압박이 오기 시작했다..
현재의 짐들을 수용하기엔 차의 트렁크는 세단보다 작았고.. 짐은 뒷자리까지 점령하여 더이상의 공간이 없는상태..
그렇다고 쿱에다가 루프랙이나 가로바를 달수도 없는탓에.. 모닝에 루프백을 올리고 시뮬레이션 출정도 해 보았지만..
[그 후, 루프백을 사용하는 일은 없었다고 한다.]
겨울 캠핑을 지나 출산달이 다가와서 짐을 다 내리고 방에 정리를 하니 캠핑짐이 산이었다..
아이가 나오고 나서 한동안은 움직이지 못할꺼라.. 정리가 필요했고.. 캠핑짐용 랙을 구매했다..
이후 작은 형님네 캠핑에 게스트로 참석을했고.. 이날.. 와이프는 산통이 와 산부인과로 출동을 했다..
이후 시뮬레이션에도 효과가 없었던 차량 짐에 대한 해결을 위해 결국 큰형님이 타시던 그랜드 카니발 11인승을 업어오게 된다.
그리곤 꿈에도 그리던 코오롱 슈퍼펠리스를 중고로 영입하여 메인텐트로 쓰기 시작한다..
우측은 내가 처음으로 캠핑을 접했던 작은 형님네 텐트..
좌측은 영입해온 코오롱 슈퍼팰리스..
크기차이도 엄청났고.. 그만큼 치기도 힘들었다..
우리의 아들은 세상의 첫 나들이를 나왔고 첫 외박을했다..
이후 아이가 있는 여름은 너무 계산할것이 많아 핵사 타프용 타프스크린까지 샀지만..
[이후, 핵사용 타프스크린을 사용하는일은 없었다고 한다.]ㅎㅎ
장모님 생신 겸 여름휴가를 맞이하여
창녕에 캠핑장을 잡아 처가 가족이 전부 캠핑을 갔었다..
다음날 아침의 느닷없는 집중호우로 물벼락도 맞았지만..
그것보다는 캠핑장의 여름 휴가온 캠퍼들의 11시의 폭죽놀이에 짜증이 났었고
싸움도 날뻔했다..
우중캠핑의 마지막은 언제나 장비건조다..
차안에 계속 두고 써야하니 쿰쿰한 냄세와 곰팡이를 피하기 위해선 별도의 건조도 필요하다..
메인텐트가 커지니 타프도 키웠다. 이번엔 메이커품이 아닌 공구품으로..ㅎㅎ 코오롱 색상과 같은 색상의 타프로..
처음 제품은 발수력이떨어져 환불받고 재구매하였는데.. 글쎄.. 그동안 비를 맞지않아서 모르갰지만.. 발수는 양호한듯 하다.
역시 돌도 안지난 아이와의 캠핑이 고려할것이 너무 많고 둘이서 부대끼며 지냈던 공간들도 좁게 느껴지기 마련..
날씨가 추워지면 밖에서 노는것도 힘들겠다 싶고, 여름엔 어차피 타프+텐트 칠꺼 스크린으로 가자!! 해서 스크린까지 구매했다..
이날은 처음으로 스크린을치고 같이 하루를 나려 했지만, 추운 날씨탓에 와이프와 아이를 보내고 혼자서 하루를 보냈다.
이렇게 지금 가진 장비의 조합을 완성하고 아이가 어려 겨울캠핑은 엄두를 못내고..
봄이 되고나서야 첫 캠핑을 작은 언니네와 나왔다..
작은형님네는 욕심이 없으신지 메인텐트가 그대로.. 하긴 저것만큼 손쉽게 칠수있는 텐트도 드물지 싶다.
그리고 얼마전 또 혼자서 정신없이 보낸 하루까지..
혼자 치고 접기에 점점 익숙해져간다..ㅎ
또다시 여름이 오고.. 짐들을 조금씩 줄여 여름용 캠핑을 준비하겠지만.. 아이가 좀 더 크고 혼자 사리분별을 할때쯤은 루프탑으로 가야할듯하다..
마치면서..
스노우보드,바이크,자동차를 거처..
얼떨결에 시작한 캠핑이 이젠 나의 취미가 되었고.. 즐거움이 되었다..
어떻게 이어나갈지.. 얼마나 할수있을지는 모르지만.. 지금은 이 취미에 만족하고 아직까지 욕심이 난다..
어떻게든 밖으로 싸돌아 다니려는 나를 이해하고 즐겨주는 와이프에게 고맙고..
내가 어렸을적에 겪어서 지금은 곁눈질로도 안보는 낚시가 있듯이..
커가면서 강제로 날 따라다닐 아들에게 미리 고맙고 미안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