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낚알못입니다.
회사에서 한번씩 회식겸 선상낚시를 가서 매번 빌리기가 뭣해
아버지께 부탁하여 대낚1개 릴낚1개를 받아서 대충 들고다닙니다.
저는 생선을 싫어합니다.
고기를 잡는 행위를 싫어한달 까요??
음.. 지금은 못먹어서 안달인 회도
엄청싫어했죠..
이유인즉슨..
저의 유년시절 주말에 놀러나가는 일은
아버지를 따라다니는 낚시였기때문이죠..
그리고 항상 낚시뒤에 집안을 채우는 비린내가..ㅠㅠ
주말에 놀러를 바다로 가다보니 물리고 지치고..
뭐 그랬더랬습니다.^^
요센 선상낚시도 재미가 있고..
막 큰고기 잡는거 보다
장대로 찌낚해서 잔잔한 애들 올리는것도 잼나고 뭐 그러네요..
회는 계속 찾아먹고..ㅎㅎ
거기에 오징어같은 연채어종은 손보기도 쉽고 비린내도 덜해
와이프도 좋아라 합니다.
회는 싫어하지만 퐁당해서 먹는건 좋아라 하고..
그런 이유로 아버지가 흐물이들을 잡아오면 와이프도 그리 싫어하지는 않네요.ㅎ
(잡아오는 갈치도 굵은 놈만 좋아함.ㅋ)
그러다보니.. 화살촉 금어기가 풀리고 호래기도 올라왔었다는 이야기가 들려
이래저래 찾아보니 진해/마산쪽이 포인트라는 겁니다..ㅎㅎ
그것도 모르고 있었네요..
와이프가
"이번주는 바닷가에 카라반을 대고 고기나 궈먹으면서
[라면에 오징어를 퐁당해서] 먹어보자"
라고 미션을 하달했습니다.....
노지/화장실/고기궈먹을 공간 이 있어야 하는데..ㅠㅠ
그것보다 더 우선인건 [오징어가 나올 것]
ㅡㅡ;;
일단 1박을 하면서 놀려면 막무가네로 갈수없으니..
진해쪽의 포인트를 검색하던 중 알만한 곳이 있어서 슬쩍 나가봅니다.
장대에 찌달린 낚시대를 챙겨나와
누군가 버려둔 지렁이를 득탬하고
방파제 옆 한산한곳에서 오징어 낚으시는분들을 지켜보며
바로 앞에 휘릭 던져봅니다.
오잉..
잔 입질 엄청 하더니 아기고등어가 올라옵니다..ㅎㅎ
작은 고기지만 이게 은근 재미가 나네요..
먹으려고 잡는 애들이 아니니 살려주고..
옆에서 한참 잡으시던 어르신들에게 입질이 하나도 없어서
자리를 또 이동해 봅니다.
호래기 채비를 인터넷에 준비해 뒀지만
나온김에 호래기 채비 준비도 해보고 연습도 할겸
낚시방으로 가서 몇가지 주섬주섬 사봅니다.
민물새우 비싸네요..ㅠㅠ
집에다 살려둘수도 없는놈들인데.. 얼마 쓰지도 않을껀데..
이런게 바로 비싼 수업료죠..ㅠㅠ
어찌저찌 릴대에 채비를 만들어서 던져보니..
올리던 중에 고등어들이 막 걸려
호래기 바늘 하나를 가져가버렸습니다..ㅠㅠ
하나 남은걸로 던지고 감고를 계속 하던 도중..
와이프와 카톡을 하면서 슬금슬금 릴을 감아올리는데...
와,, 너는 진짜...ㅋㅋ
나한테 잡히다니..
오징어 잡는 영상이나 글들을 보면
옆에서 퍽!퍽! 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뭔말인지 몰랐는데
오징어가 올라올때 나는 소리가 그 소리더군요..ㅎㅎ
우와,, 생에 첫 오징어!!
얼른 차에 가서 대낚시까지 달아보려고 대낚시와 여분채비를 가져왔지만!!
장대엔 그냥 바늘과 찌로만 고등어를 잡아보는걸로..
더이상 오징어는 올라오지 않고..
고등어만 엄청 올라오기에
대낚으로 제법 씨알이 굵은 고등어를 들고 가려고
물통에 담았다가 그냥 다 바다로 방생..
한참을 던지고 감고 하는데..
계속 바다에서 공기방울이 푸욱푸욱 하면서 무언가가 다가오는거 아니겠습니까?
쳐다보니 물 아래에 불빛이 움직입니다..
아마 산소통을 매고 바닷속을 유영하시는 분인거 같은데..
저는 혼자 있고.. 12시가 넘은 시간.. 조용한 바다에 소리가 나니까..
겁나드라구요..ㅠㅠ
간첩인가 싶기도 하고..ㅠㅠ
여튼
제가 채비를 던지던 쪽 물 속을 그분이 다 헤집고 지나가셔서
얼른 접어버리고 집으로 돌아갑니다.
자.. 제 인생 처음의 오징어입니다.
통이 없어서 누군가 버려둔 소주병이 있기에 병을 비우고 넣어서 들고 왔더니
애가 취했는지 하얗게 질러버렸군요..ㅎ
작은놈이지만 처음 마주하는 녀석이기에
인터넷을 보고 손질법을 찾아 정식으로 손봐줍니다..ㅋ
짜라란~~ 손바닥 보다 작은 오징어의 오징어 회 입니다..ㅋ
물론 순삭이죠..ㅋ
낚시를 그렇게도 싫어하던 저인데..
재미가있습니다.
낚시대 욕심은 없지만 잘 챙겨다니고 싶네요.
눈먼애들 잡으로 고고~~